본문 바로가기

향기/in Honeymoon

에세이 - 타국에서 만난 당신







타국에서 만난 당신

2007.8 / 향기™, 씀

  긴 여행을 떠나게 되면 제일 먼저 ‘어디서 주일을 보내고 예배를 드려야 할 것인가’를 생각한다. 거기엔 여러 문제가 있고 쉽지 않음을 경험한다. 특히 여행지역이 국외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예측하지 못한 문제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그때를 거울삼아 이제는 온전한 주일을 보내고 은혜로운 예배와 안식을 누릴 수 있도록 주일 일정을 잡는데 신경을 쓴다. 다행스럽게도 올 여름 휴가여행은 그 지역 안에 가족이 살고 있어 순조롭게 해결되었다.

이번 여행은 캐나다 동부지역을 둘러보는 일정이었다. 주말이 가까워오면 휴식과 주일 준비를 하고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도시에 며칠을 묵는 일정을 짰고, 그 곳에서 주일을 맞았다. 체력도 비축하고 준비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린다는 것이 여행으로 지친 몸과 마음에 안식을 주기에 충분했다.
  주일에 머문 곳은 캐나다 최대도시인 토론토(Toronto, 캐나다 Ontario주)에서 조금 떨어진 런던(London)이었고, 예배를 드린 교회는 ‘런던제일장로교회’였다. 런던에서 두 번째로 큰 한인교회였으며 교인들 간의 화목한 교제가 보기 좋았다. 물론 소수의 한인들이 모인 때문인지 주일뿐만 아니라 평일에도 목장(교구 또는 구역)을 중심으로 우리의 소그룹 같은 교제와 친목이 이어지는 교회였다. 예배를 함께 드리고 교회 밖 교제모임에 함께하고 때맞춰 가진 전교인수련회도 동참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은혜로운 교제를 나눈 여러모로 의미 있는 방문이었고 여행의 즐거운 추억이 되었다.

  십여 년 전, 유럽 배낭여행시 주일을 어디서 보낼 것인가의 첫 고민을 했고 현지 교회를 방문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주일 일정으론 대도시를 선정했고 쉽게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현지인들의 예배 모습과 분위기를 경험해 보고자 했던 바람은 호기심만으로 이루어진 치기였다. 마땅한 교회를 찾을 수 없었음은 물론 개신교회를 찾을 수는 더욱 없었다. 당연히 온전한 예배는 드릴 수 없었고, 기도로 예배를 때우는 불상사를 가져왔다. 그 때를 교훈삼아 작년에 다시 유럽을 여행하게 되자, 이 문제를 심각히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번과 달리 인터넷으로 검색해 볼 수 있어 한인교회가 있는 도시에 일정을 잡았고, 그렇지 못한 곳에서는 미리 현지인의 도움으로 정보를 얻어 교회를 찾아 예배를 드릴 수 있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대부분 기존 교회를 빌려 한적한 오후 시간에 조촐한 예배를 드리고 있어 여유로운 교제는 이루어질 수 없었고, 예정시간에 쫓겨 급히 떠나야만 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인터넷 생방송을 늘 꿈꾸어왔다. 이것은 누구나 쉽게 이룰 수 있는 시스템이 결코 아니다. 이를 이루어준 미디어선교팀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다. 세계 어디서라도 일정만 맞추면 익숙한 모습의 우리 예배에 동참할 수 있다 여기기 때문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기대를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이를 이루어 줄 마땅한 환경을 만날 수 있다는 보장이 없고, 대부분의 다른 국가가 우리의 인터넷 환경과 너무 동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경우도 마찬가지여서, 인터넷 속도가 느린 관계로 리얼타임 동영상을 구현하기 힘들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을 누릴 수는 없었을지라도 언젠가는 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라도 우리 예배와 교제에 계속 동참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 생각한다. 들뜬 마음과 즐거운 여정에 관한 기대만으로 주님과의 만남을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다. 먼 타지에서 온전히 만나는 주님은 기대 이상으로 우리에게 기쁨과 안식을 주시기 때문이다.




 

2007.9 맑은샘 18,19쪽에 실림.




 

---
향기™



 

'향기 > in Honeymoo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로그 소개  (0) 2009.07.22
Heartiest Wish  (0) 2009.07.21
작은 소망 II  (0) 2009.07.15
I'm a Christian.  (0) 2009.07.08
감사  (0) 2009.07.04